어김없이 오지 않을 것만 같은 가을은 오고야 말았다. 저녁 창을 흔드는 바람이 가을, 가을 노래를 하는 듯하고 덩달아 가을 바람이 가을이 왔으니 뭐라도 해야 할 게 아니냐고 보채는 거 같다. 그 수선스런 여름이 지나고 누군가를 고요히 그리워할 시간도 바로 지금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 건 나만 그런가~ 여름의 무절제한 감정을 나직이 정돈하고 우선 이 가을에 정말 무슨 말이라도 할 수 있는 친구와 같이 가을을 걸어 보고 싶다. 좀 더 편안하게 자신의 지난 세월을 그리워하며 걷는 가을 숲은 더 적요하고 은근하며 편안할 것이다. 가을의 산책은 슬픈 사람에게 위로가 되어 주는 넉넉한 가슴을 지니고 있어 저 멀리의 소란에도 포근하고 안정감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래서 택한 길이 예당호 출렁다리이다. 예당호에서 푸른..
바다, 그 앞에 서면 무엇인가 나의 뒤를 돌아봐야 한다는 의무감이 먼저 찾아든다. 확실한 이유가 손에 잡혀지지 않으면서도 오늘이 또 가버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이유 없는 불안과 초조의 정체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새벽 바다는 반쯤 얼어있는 듯 차갑게 보였으나 창을 여니 바람은 얼지 않았고 비릿한 바다 내음만이 바다를 핥고 열린 창틈 사이를 비집고 밀려 들어왔다. 이른 아침 부지런한 몇몇 사람이 바다를 산책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지만 멀게 보였다. 내가 문을 닫고 들어와도 이 아름다운 것들은 여전히 숨을 쉬고 살아 움직일 것이다. 아직은 한산한 바다를 바라보며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 충분한 그런 시간이다. 그냥 지금은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바닷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족하다. 아래를 클릭하면 함께 여행할 수..
외옹치 해변은 한국전쟁 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었고, 특히 1970년 6월 이곳으로 무장공비가 침투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 외옹치 해변으로 해안 경계 철조망이 설치되어 완전히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이렇게 지난 60여 년간 일반인 출입 통제구역이었던 이곳 해변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규제 개혁 일환인 ‘동해안 군 철책 철거 사업이 진행되면서 호텔롯데 중심의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되어 2018년 4월 전면 개방하게 되었다. 이 외옹치 해변의 ‘바다향기로’는 총 25억 원을 투자해서 전체 1.74km 길이로 조성되었다. 아래를 클릭하면 함께 여행할 수 있답니다. band.us/@jail6039 여기 갈래?- 커피,카페, 맛과 아름다운 여행지를 함께..... | 밴드 우리는 커피, 카페, 맛집과 감성이 있..
바람이 불더니 결국 창밖에 어슴프리하게 빗소리가 들린다. 빗소리만 들리는 것이 아니라 가슴안에 깊은 금 하나가 지나가면서 온몸을 아리하게 할퀴고 지나갔다. 살아가면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생각에 집착을 하면서 빠져드는 그 좌절감을 이겨낸다는 것도 상상만큼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알아챌 나이도 지난 지 오래이다. 오늘의 내가 지난 어느날에 꿈꾸던 모습이 아니며 지난 어느 날 거기쯤 가고 있겠지 하고 생각한 곳에 내가 와 있지 않다는 것에 실망하고 어떤 좌절과 두렴움을 느끼기엔 내가 너무 늙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면서도 여전히 난 땅끝에 가고 싶었다. 내 살아온 지난 세월을 마음으로 보고 거품처럼 일어났다가 스러져가는 그런 모습으로 지워내고 싶을때 이 땅끝이 생각나곤 했다.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사람 사람들에..
소쇄원은 지금 가야 한다. 바로 장마철에 물이 많고 사람이 없을 때 가야 하는 몇 군데 되지 않는 곳 중에 하나이다. 특히 한국 최고의 원림(園林)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소쇄원이지만 생각보다 별로라던 세간의 소리를 묵묵히 견뎌야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장마때가 되면 관광객의 잡담 소리가 끊기고 적막 속에서 오직 물이 끊겨 시름하던 십장 폭포가 살아나서 소리를 낸다. 이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소쇄원의 가치는 세상 밖으로 드러낸다. 필시 소쇄원의 가장 낮은 곳에 지어진 광풍각(光風閣)은 오직 너럭바위 위로 흘러 떨어지는 십장폭포를 감상하기 위해 지어졌을 것이다. 보는 즐거움이 아니라 듣는 즐거움까지 고려한 양산보의 안목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앞에서 담양의 관방제림에서는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준..
관방제림을 벗어나 길을 하나 건너면 담양의 그 유명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 나온다. 한때는 길을 막고 돈을 받는다고 말도 많았지만 지금도 소송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 입장료인지 통행료인지 모르겠지만 2000원을 받는다. 그래도 난 그 정도의 충분한 가치는 있다고 느끼는 것은 그 길을 아주 천천히 걸어보면 알게 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관방제림을 걸을때는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이곳 메타세쿼이아 길은 아이스커피 말고 귀를 호강시킬 수 있는 음악을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음악이야 각자의 취향이니 뭐가 좋고 뭘 준비하면 좋다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낫다. 물론 함께한 사람의 정감 있고 사랑이 넘치는 목소리라면 더더욱 좋지만 말이다. 이 메타세쿼..
앞에 죽녹원을 올리면서 담양은 쉼이라고 했다. 죽녹원 정문을 나와서 오른쪽으로 다리를 건너면 국수거리가 있다. 출출하다면 이곳에서 국수 한 그릇 하고 관방제림 길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물론 관방제림 길을 걷기 전에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과 여유를 준비한다면 더 바랄게 없어진다. 이 길을 걷다보면 그 길고 긴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나무들과 동네 어르신들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의 이 삭막한 세월을 살아가는데 도무지 도움이라고는 되지 않는, 정말 감상 말고는 가진 것이 없는 나를 또한 만나게 된다. 비록 도움이 될만한 것이 없는 부스러기 같은 감상일지라도 이 감상마저 끝내 버리지 못하는 것은 이 감상조차 내게 없다면 오늘 이 답답하고 무미건조한 생활의 연장에서 내가 어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위안이..
담양 여행을 생각하면 우선은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 길이 연상될 것이다. 그리고 소쇄원 정도~ 물론 맞다. 그러나 조금 여유를 가지면 그 안에서 쉼을 발견하게 된다. 그저 유명하다니까 죽녹원을 쭈~욱 둘러보고 휙하니 차로 메타세쿼이아 길을 탐방해도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그러기에는 담양과 이 죽녹원이 지닌 가치가 생각보다 크다. 다시 말해 그냥 가성비 좋은 여행을 했으면 하는 것이다. 왜? 돈 아까우니까~ 담양도 관광지이며 움직이면 돈이고 가는 곳마다 떡~하니 입장료가 있다. 그러니까 죽녹원이든 메타세쿼이아 길이든 그 안에서 가성비 좋은 여행을 했으면 하는 것이다. 우선 죽녹원에서는 빨리 걸을 필요도 없으며 재촉할 필요가 없다. 곳곳에 벤치와 정자가 있어 시원하게 대나무 숲에서 대나무의 숨소리를 한가득 느..
‘천년의 세월을 품은 태고의 땅으로 낮달을 찾아 떠나는 구도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개통하는 달마고도는 해남군과 미황사가 공동으로 기획하여 송지면 미황사와 달마산 일원에 조성하였으며, 총 17.47km로 미황사에서 큰바람재, 노시랑골, 몰고리재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2.71km에 이르는 1구간은 미황사에서 큰바람재에 이르는 길로 땅끝 천년 숲 옛길 노선과 연계가 되어 있어서 미황사까지 왕복할 수 있는 순환노선이며, 2구간은 4.37km로 큰바람재에서 노시랑길에 이르는 길이다. 3구간은 5.63km로 노시랑골에서 몰고리재로 이어지며, 몰고리재에서 미황사로 돌아오는 길인 4구간은 5.03.km로 전구간이 땅끝 천년 숲 옛길이다. 구간마다 미황사, 도솔암, 동백나무 군락지, 편백나무 숲, 튤립나무 조림지 등 역..
화천서원은 하회마을의 부용대 동쪽 기슭에 있다. 하회마을에서 강을 건너 부용대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으며 병산서원과 함께 하회마을에 있는 서원이다. 우리나라의 서원의 구조는 대략 비슷하다. 서원의 고유기능인 강학과 배향이 주목적이며 화천서원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앞에 안동의 도산서원, 소수서원 그리고 병산서원까지 다루었으나 역시 도산서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것은 아마도 이 화천서원이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을 비켜가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 산재한 서원의 순기능도 많았지만 조선후기로 오면서 이러한 서원들이 자행했던 만행적 부정적인 면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은 아래에서 잠시 이야기 할까 한다. 서원 건물에 대한 세세한 이야기는 안동..
탈은 그 자체가 훌륭한 조형 미술품일 뿐 아니라 여러가지 상징성을 지닌 역사적 유물이다. 탈춤판에서의 신명과 탈을 쓰고 춤을 추던 이들의 거친 숨소리를 느끼면서 우리 문화와 세계 보편의 문화를 느끼고 살펴볼 수 있기에 탈 박물관은 꼭 방문해 보길 권장한다. 하회마을 입장료에 이곳 세계 탈박물관의 입장료도 포함되어 있으니 그냥 가면 아깝지 아니한가!~ 하나하나의 유물을 애정과 관심으로 바라볼 때 이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은 더 이상 박제화된 전시물이 아닌 살아있는 전통으로 우리 가슴에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 이 세계 탈박물관은 1전시실에서 5 전시실까지 마련되어 있으며 1 전시실의 한국관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의 탈과 그 문화까지 소개하고 있으니 여유롭게 관람하길 권한다. 아래를 클릭하면 함께..
하회마을(河回里)은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에 있는 민속마을이다. 문화재로 지정된 건축물들은 보물 2점, 국가민속문화재 9점 등을 포함하여 11점이고 이밖에 국보 2점이 있다. 2010년 7월 31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의 제34차 회의에서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정되었다. 풍산 류씨 집안의 발상지이며 그들의 자손들이 여기에 머물러 있다. 조선 중기의 문신 서애 류성룡과 겸암 류운룡이 이 곳에서 태어났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강거의 제일은 평양이요, 계승의 제일은 하회'라고 극찬하였다. -다음백과 위키백과- 자동차를 이용하는 경우 하회마을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하회마을 장터를 통과하여 마을로 들어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주차를 하고 매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