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익숙해진 삶은 짐이 된다. 변화는 두렵고 몸은 무겁다. 이대로라면 어느 시구대로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 무조건 미안해야 할 웃짐이 될 것이다. 걷는 내내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살아온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라는 폴 부르제의 말을 곱씹었다. 내가 만든 모든 것들이 가파르고 둔중하게 쌓인, 그 산을 넘기로 했다. 넘어야 한다. 비록 올랐다 내려와 한 며칠 이 지경으로 끙끙 앓는다 할지라도, 후회 따윈 없다. 통영여객터미널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이면 대매물도의 남쪽, 대항마을에 닿는다. 통영에서 직선거리로 약 27km. 27가구 30여 명의 주민이 생활하는 이 마을은 마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아담하다. 장군봉(210m)에 기대어 자리한 민가의 모습이 마치 갯..
동백을 뜻하는 '까멜리아(camellia)'라고도 불리는 장사도. 그만큼 동백이 많아 동백철에 섬을 바라보면 바다 위의 붉은 섬으로 보인단다. 늦겨울에서 이른 봄이면 동백 구경을 겸해 남도로 봄맞이 나들이를 떠나온 이들이 잊지 않고 찾는 섬이기도 하다. 또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양이 길게 뻗은 뱀을 닮았다고 '진뱀이섬'이라고도 불렀다. 이 동백섬 장사도를 미리 다녀왔다. 선편은 운항사마다 다르며 미리 인터넷 예약을 하면 할인받을 수 있다. 사진의 선박은 거제의 근포항에서 출항하는 선박이다. 요금은 18000원이며, 장사도 입장료는 별도로 받는데 외도보타미아와 같이 비싸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장사도는 동서로 200m 안팎, 남북으로는 1.9km 정도 되는 위아래로 길다란 섬이다. 섬 전체를 한 바퀴 돌..
거제도를 수없이 다녀왔지만 늘 가는 곳이 정해졌거나 거제도에서 건너기 편한 섬을 가기 위한 통로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거제는 아름다운 섬으로 기억되고 또 여전히 찾지 못한 신비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오늘 보는 여차 홍포 전망대가 그렇다. 이 나라에 여전히 비포장도로가 남아있고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의 발길을 주저하게 만들어 그래서 아직은 다행인 곳, 여차홍포 전망대이다. 거제 남쪽 여차 홍포 전망대에 가면 대병대도와 소병대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우측 뒤편으로 매물도까지 조망되는 등 시야가 탁 트인 곳이다. 목조로 만든 2층 구조의 전망대 시설도 깔끔하게 되어 있다. 여차와 홍포 양쪽에서 1018번 지방도를 타고 접근할 수 있으나 일부 구간은 비포장도로임을 감안해야 한다..
소매물도 하면 등대섬이 먼저 떠오르고 등대섬은 소매물도의 대명사처럼 알려졌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의 기암괴석과 총석단애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소매물도를 찾고 나 역시 몇번 다녀온 적이 있다. 썰물일 때는 이 두 섬이 연결되어 걸어서 등대섬까지 갈 수 있다. 그렇지만 섬을 방문하기 전에 바다가 갈라지는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안그럼 소매물도까지 가서 등대섬을 먼 발치서 바라만 보고 올 수도 있다. 이 바다가 갈라지는 시간은 국립 해양조사원 www.khoa.go.kr 에서확인할 수 있다. 옛날 인근 대항, 당금부락에서 매물(메밀)을 많이 생산하였다 하여 일컬어진 지명(1934년 간행 통영군지에는 ‘매미도’로 되어 있음)인데, 매물도 옆에 있는 작은 섬이라하여 ‘소매물도’라 한다. 소매물도에 가는 방법은 ..
섬 여행을 하려면 좀 서둘러야 한다. 섬에서 숙박을 할 것이 아니라면 아침 첫배를 타야만 그나마 섬에서 좀 여유롭게 다닐 수 있다. 더군다나 비록 나즈막하다고는 하나 섬을 관통하는 산이라도 하나 오를려면 마음이 바빠진다. 욕지도는 통영항에서도 출발하지만 삼덕항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이 거리와 요금에서 조금은 나은 듯 싶다. 삼덕항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의 시간표는 아래에 있지만 반드시 선사에 다시 확인하여만 한다. 본래 산행이 목적은 아니었으나 욕지도를 좀더 보고자 한다면 산행을 택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산행이라야 육지에 있는 산과 비할바는 아니고 나같은 저질체력도 쉬엄쉬엄 즐기고 오를 수 있다. 또한 도중에 보이는 욕지도의 환상적인 전경이 힘든줄 모르게 도움을 주니 오를만하다. 욕지도에서 야포 방향으로..
날씨가 풀리면서 봄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봄이 되기도 전에 마음부터 바빠진다. 이내 구례의 산수유에서 광양의 매화, 그리고 전국 각지의 벚꽃까지 갈 곳은 많고 시간은 그렇게 허락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도 봄이 되면 이 연화도를 빼놓을 수 없다. 봄에 찾는 연화도의 매력에는 그 한계가 없는 듯 하다. 통영에서 남서쪽으로 14㎞ 지점에 있고, 욕지도 동쪽에 위치한다. 면적은 1.72㎢이고, 해안선 길이는 12.5㎞이다. 연화도의 용머리는 통영팔경 가운데 하나이다. 섬의 형상이 바다 가운데 한송이 연꽃처럼 생겨서 연화도라 하였다는 설과 옛날 이곳에서 수도하였다는 연화도사의 이름에서 비롯된 지명이라는 설이 있다. 중앙에 있는 연화봉은 깃대먼당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일제강점기에 지형측량을 위한 ..
섬 주민들의 고달픈 애환이 서려있는 정감어린 이 길은, 매 계절 매 구간마다 새로운 그림을 선사한다. 울긋불긋 색깔들이 푸른 바닷빛과 어우러져 즐거운 탐방을 하게 한다. 연대도는 그리 크지 않은 섬이다. 46세대 85명의 주민들이 모여 산다. 해안의 야트막한 지대에 형성된 마을 자체도 볼거리다. 각기 다른 지붕, 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문패, 벽화등을 보다 보면 문지방 너머의 마을사람이 옛 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최고봉인 연대봉을 중심으로 북서 남동 방향으로 타원형을 이루는 섬의 북서쪽 해안가에 몽돌해변과 마을, 선착장, 태양광발전소, 연대패총 등 섬의 모든시설은 몰려 있다. 연대도 지겟길은 옛 어른들이 지게를 지고 나무를 하러 다니던 길이어서 붙인 이름이다. 지금은 화석연료제로의 ..
비진도는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의 3코스 구간이다. 1코스는 미륵도 달아길, 2코스는 한산도 역사길, 3코스가 지금의 이 비진도 산호길, 4코스는 연대도 지겟길이 있고 5코스는 매물도 해품길, 그리고 6코스는 소매물도 등이 있다. 물론 이 바다 백리길외에 통영 일대의 연화도, 사량도, 만지도, 욕지도등 수많은 비경의 섬들이 산재하다. 이 섬들에 대해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순차적으로 올릴 계획이다. 이 비진도는 사실 매물도에 들어가기 위해 통영을 방문 했으나 파고가 높아 매물도 까지는 운행을 하지 않고 비진도는 운행을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방문했던 섬이기도 하다. 이럴때 소 뒷걸음질하다 쥐잡았다고 하나보다. 그렇게 찾게된 비진도는 정말 행운이기도 했다. 다만 안개가 많아 사진이 고르지 않다는 않다는 아..
나는 여행을 해도 차시간, 배시간, 비행기시간에 맞춰 막 뛰고 서두르고 그렇게 정신없는 걸 싫어한다. 그렇게 여행하려면 안하고 말지 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 워낙 성격이 급해 사실 평소엔 유유자적이란 말과 담을 쌓고 살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행 만큼은 시간에 구속받지 말자라는 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내가 좀 느리게 걷고 볼꺼리가 있으면 차시간 때문에 서두르거나 뛰지도 않는다. 그러다 차 놓치면 다음 차타면 되지~ 그러고는 내가 보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다하고 기다린다. 그러다가 한여름 땡볕이 내리쬐는 아주 한적한 시골 도로변 버스정류장에서 한 두어 시간 넋놓고 서서 버스 기다리느라 시껍한 후론 쪼금 생각을 달리하기 시작하긴 했다. 여수 금오도 비렁길이 그렇다. 사실 시간상으로 따져 1코스부터 5코스까..
한때는 하루를 좀 미친 듯이 흥분되고 격정적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고 믿고 또 그렇게 살아내려 많은 노력을 했지만 사실 생각만큼 그렇게 미친 듯 격정적으로 살아가고 있하다. 어느 때, 나는 가만히 있는데 우째된게 세상이 먼저 미친 듯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가끔은 바람처럼 흐르는 시간을 부여잡고 싶기도 하며 지나간 시간이나 그 안에서 회상하고 싶지 않고 덮어두고 싶은 일들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때가 많아진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특히 산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며 회상에 잠길 때는 더더욱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경남 통영의 사량도에 다녀왔다. 섬에 간다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배를 타야하고 그러려면 배시간도 맞춰야하고 그게 아니면 섬에서 숙박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