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와 인연을 맺은 것은 영암 월출산을 가기 위해서이다. 광주까지 고속도로로 간다음 다시 나주로 향한다. 그렇게 나주에서 하루를 묵고는 이른 아침 영암으로 떠나곤 했다. 그래서 나주에 머무른 시간이라야 잠자는 시간을 빼면 기껏 몇시간에 불과 했지만 그 시간안에 나주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금성관을 비롯하여 복원된 성문을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물론 그 유명하다는 나주 곰탕도 한그릇 하긴 했지만 혼밥하기에 딱 좋은 메뉴인 것은 분명했다. 맛에 대해선 사람마다 다르니 내 입에 맛있다고 다가 아니기에 달리 언급할 것은 없다. 나주의 역사가 꽤나 길다는 것은 굳이 살펴보지 않아도 느낄만큼 우리들 뇌리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듯 하다. 견훤은 나주 지역을 중심으로 후백제를 세웠고 고려 태조 왕건은 나주 ..
해파랑길 49코스는 거진항~(3.4km)~응봉~(1.6km)~김일성별장~(4.6km)~대진항~(1.9km)~금강산콘도~(0.8km)~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까지 이다. 거리는 대략 12km정도이고 시간은 5시간 걸린다고들 하는데 걷는 시간이야 사람마다 다르고 곳곳에 둘러 볼 곳이 많아 세심히 들여다 보며 걷게 되면 시간은 훨 더 걸릴 수도 있으나 번잡하지 않은 곳이고 급할 이유가 없는 까닭에 천천히 즐기며 걸어도 무방하다. 난 대진항 등대에서 시작하여 거진항까지 걸었으며 여행을 하는 동안 바다는 물론 산과 호수까지 고성의 지리적 특성과 역사적 특성을 두루 볼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화진포의 빼어난 절경아래 지어진 권력자들의 별장을 볼 때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지금에 비하며 다소 소박..
이 국립공원 주왕산 절골계곡 인근에 있는 주산지는 청송군 부동면 소재지인 이전리에서 약 3km 지점에 있는 이 저수지는 경종 원년(1720년) 8월에 착공하여 그 이듬해인 10월에 완공된 것이다. 길이 200m, 너비 100m, 수심 8m로 그다지 큰 저수지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 한다. 특히 저수지 가장자리에 수령이 20~300년 된 왕버들 30여 그루는 울창한 수림과 함께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또한 얼마전 추잡스런 일로 문제가 된 김기덕의 이라는 영화가 촬영되어 현실세계가 아닌 듯한 아름다운 '주산지'로서 각광받게한 공로는 있다만 그렇다고 그 죄가 면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청주 영덕간 고속..
낙안읍성은 순천만과 함께 남도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코스중 하나이기도 하다. 성곽 안에는 '낙안민속마을'이라고 하여 민속촌이 있으며 단순한 전시용 민속촌이 아니라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등과 함께 전통적인 촌락 형태가 온전하게 남아있는 몇 안 되는 마을이기도 하다.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읍성의 구조가 완벽하게 남아있지는 않다. 성문 중 온전하게 남은 것은 남문과 동문이며, 서문은 출입구만 남아있고 문루는 없다. 북문은 원래 없다. 그리고 성벽의 방어시설인 여장(성가퀴)이 상당부분 무너져 있고 그냥 큰 담벼락만 덩그러니 서있는 모습이다.성의 바깥쪽에 위치하는 옹성도 흔적만 남아 아쉬움이 크다.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내일로와 순천역이 연계되는 관광지라 방..
소백산을 넘어 풍기에 이르면 왠지 부석사엘 한번은 들려봐야 할 것 같은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그 부석사 가는 길목에 소수서원과 소수 박물관 그리고 옆에 선비촌이 자리하고 있다. 풍기에서 931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된다. 소수서원이 위치한 자리는 원래 숙수사라는 이름의 사찰터로, 서원 입구에는 현재까지 4m 높이의 당간지주가 남아있다. 중종 38년(1543년) 풍기군수(豊基郡守) 주세붕이 평소 자신이 흠모해 왔던 고려의 유학자 안향의 연고지인 이곳 풍기 땅에 부임한 것을 계기로 그의 향리에 안향의 사당을 세우고, 이듬해에는 사당 앞에 향교 건물을 옮겨다 재실을 마련하여 선비들의 배움터로 삼음으로써, 서원의 대체적인 골격이 이루어졌다. 서원의 시설을 정비한 주세붕은 주자(朱子)의 《백록동학규(白鹿洞學規)》..
부석사는 왠지 모르게 가을에 찾아야 하는 그런 사찰이라 여기고 있었나 보다. 가을, 부석사 가는 길의 은행나무 길을 한번 본 사람이라면 당연한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름이 시작될 무렵의 부석사는 처녀가 수줍은 듯 나무들 사이에서 다소곳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반긴다. 그 모습이 어찌나 정갈한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번씩 숨을 멎게 하는 매력이 있다. 순간 떠올렸다가 거품처럼 스러져가고 손끝에서 느껴지는 그 여린 감촉처럼 어슴프레한 느낌으로 풀어져 버리는 아련함같은 느낌으로 부석사는 슬그머니 다가온다. 그 긴세월 물속처럼 고요하고 지나간 바람처럼 허공에 풀어진채 먼산 바라보며 내 살아온 세월을 추억하기에 딱 좋은 그런 곳이다. 아래를 클릭하면 함께 여행할 수 있답니다. band.us/@jail6039..
증도 모실길은 생각보다 길다. 5구간에 거의 40km가 넘으며 시간도 빡시게 걸어서 가면 12시간은 잡아야 한다. 한마디로 하루에 다 완주하긴 어렵단 이야기이다. 그러니 슬로시티 답게 느리게 천천히 걸어 이틀에 걷는다면 충분하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해서 이틀에 걸쳐 증도 모실길을 쌔가 만바리 빠지게 걷고 걸었다. 증도 모실길의 전 구간에 산이라야 후반부에 있는 해발 50m 정도의 염전 전망대가 전부이기에 그렇게 힘들지는 않지만 많이 걸어야 한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또하나 염전지역의 특성이라고는 하지만 전 구간에 그늘이 별로 없다. 그러니 여름엔 마음 단단히 먹고 도전하거나 다른 계절에 도전할 것을 권한다. 또한 증도는 담양, 완도와 함께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2007년 국제슬로..
충주 중원문화길은 2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1코스는 남한강을 중심으로한 생태탐방길이고, 2코스는 역사문화길이다. 오늘은 중추 중앙탑을 중심으로 2코스 역사 문화길을 이야기한다. 중원문화의 고장임을 알 수 있는 코스로 중앙탑, 충주 박물관, 충주관광 안내소에서 시작하여 중원고구려비 전시관에서 중원 고구려비를 만나게 된다. 장미산성까지는 등산로를 걷게되는데 중반에 경사가 있어 조금 힘든 것은 둘째치고 관리가 되질 않았는지 길을 잃어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수많은 길을 다녀봤지만 길을 잃기는 이곳 중원 문화길에서 첨이었다. 일반 길도 아니고 산에서 길을 잃으면 대략 난감한 정도를 넘어서 하루 일정이 흐트러지게 된다. 그래도 충주 중앙탑이 주는 은근한 카리스마와 남한강의 푸르른 흐름이 있어서 그나마 용서가 ..
해파랑길 20코스는 강구항 - 고불봉 - 산림생태문화공원 - 신재생 에너지전시관 - 영덕해맞이공원까지 대략 18.8km에 이르고 시간은 7시간 30분정도가 소요되는 다소 힘든 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완주하여 영덕 해맞이 공원의 창포말 등대에 도착했을때의 희열은 다르 어떤 길보다 깊고 만족스러우니 한번 걸어볼만 하다. 강구항 시외버스터미널을 등지고 대게집들이 늘어서 있는 방향으로 다리를 건너면서 해파랑길 20코스가 시작된다. 강구항을 빠져 나와 언덕길을 오르다보면 한두 사람이 어깨를 마주하고 걸을 정도의 소나무숲길이 연이어진다. 소나무향에 몸과 마음이 젖어들면서 금진구름다리를 지나게 된다. 구름다리부터 고불봉까지의 길도 그다지 차이는 없으나 오름과 내림을 반복해야 한다. 경사도가 낮아 걷기엔 좋다. 고불..
쪽빛 파도의 길이라고도 하는데 바다 빛이 이렇게 예뻤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것도 이 해파랑길 19코스를 탐방하면서 였다. 해파랑길의 영덕구간은 지역의 길인 영덕 블루로드와 겹친다. 그래서 해파랑길은 영덕 블루로드 D코스라 불리우기도 한다. 영덕의 어촌 생활 모습을 가까이서 엿볼 수 있게 영덕 남정면의 마을을 통과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낮은 담장으로 서로 정답게 붙어 있고 좁다란 골목을 지나면서 현 지역 주민들이 그물에서 직접 생선을 떼는 모습을 보는 것도 색다르고 또다른 여행의 묘미인지도 모르겠다. 무리 지어 있는 갈매기떼들의 여유로움과 푸른 바다, 사람들의 냄새가 섞여 있는 풍경은 어쩌면 이 해파랑길에서만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닌가 한다. 또한 삼사해상산책로와 삼사해상공원 및 영덕어촌민속전시관은 해파..
가우도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아마도 두륜산을 중심으로 한 해남의 땅끝마을과 완도를 거쳐 청산도에 이르기 위해 지나야 하는 길목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강진은 여러모로 독특한 곳이다. 해남과 장흥을 양쪽에 끼고 있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지만 유명하다 할 만한 것은 쌀, 딸기, 파프리카 등 바다와 별 상관없는 것들이다. 첫 손에 꼽는 음식도 해산물이 아닌 한정식이다. 조선시대 사대부나 왕족들이 강진에 유배 갈 때 따라간 수라간 궁녀들이나 사대부의 하인들이 이곳에 궁중요리와 고급요리를 전파했다는 설이 있다. 소머리와 생김새가 흡사하다 하여 가우도라 한다. 또한 강진만의 8개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이기도 하지만 가구수가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다. 다만. 4~5년 전 섬 양쪽에 출렁다..
해남읍에서 남쪽으로 806번 지방도를 따라 4km 정도 내려가다 보면 녹두당을 만날 수 있다. 녹우당(綠雨堂)은 이 마을에 있는 해남 윤씨 종가를 일컫는다. 해남 윤씨는 연안 이씨, 여흥 민씨와 함께 해남 땅의 큰 성씨로서 명문으로 꼽힌다.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시조 작가인 고산 윤선도와 그의 증손이면 선비화가로 유명한 공재 윤두서가 이 집안에서 난 사람이니, 녹우당(綠雨堂)은 그들의 자취가 벤 옛집이다. 집을 향해 들어가다 보면 마을 어귀쯤 되는 곳 오른쪽에 나지막한 둔덕이 꾸며져 있고 네모난 연못이 파여 있다. 못 주변에는 해송이 작은 숲을 이루고 있으면 못 안에 마련된 두 개의 네모난 섬에도 해송이 심어져 있다. 이 못 있는 곳이 녹우당(綠雨堂)의 앞뜰이 되는 셈이다. 대문 바로 앞에는 높이 30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