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을 해도 차시간, 배시간, 비행기시간에 맞춰 막 뛰고 서두르고 그렇게 정신없는 걸 싫어한다. 그렇게 여행하려면 안하고 말지 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
워낙 성격이 급해 사실 평소엔 유유자적이란 말과 담을 쌓고 살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행 만큼은 시간에 구속받지 말자라는 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내가 좀 느리게 걷고 볼꺼리가 있으면 차시간 때문에 서두르거나 뛰지도 않는다. 그러다 차 놓치면 다음 차타면 되지~ 그러고는 내가 보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다하고 기다린다.
그러다가 한여름 땡볕이 내리쬐는 아주 한적한 시골 도로변 버스정류장에서 한 두어 시간 넋놓고 서서 버스 기다리느라 시껍한 후론 쪼금 생각을 달리하기 시작하긴 했다.
여수 금오도 비렁길이 그렇다. 사실 시간상으로 따져 1코스부터 5코스까지 내리 빠르게 걸으면 못 걸을 것도 없겠다 싶은데 무슨 걸음 못 걸어 환장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렇게 따지니 3코스까지 느리게 걷고 즐기며 놀다가 섬에서 나오면 딱이겠다라는 결론에 이른다.
하룻밤 섬에서 숙박을 할께 아니라면 말이다. 아니 뭐 그렇다고 섬에서 혼자 쭈구리고 자는 것도 그렇고 또 섬에서의 밤은 유독 길 것만 같아서 숙박은 잘 내키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젊은 시절 연애할 때야 배시간 끊어지라고 마르고 닳도록 간절히 기원한 적도 있었고 그러려고 일부러 섬으로 여행을 가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럴 이유가 없다.
원점회귀 코스가 아닌 곳에는 늘 주차장이나 선착장까지 돌아오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3코스까지의 종점인 학동까지 가서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여천 항까지 돌아와서 여수 신기항으로 돌아오면 되는 코스였다.
3코스까지니까 시간도 널널하고 그닥 부담 없이 슬슬 걸으며 즐기기만 하면 됐다.
신기항에서 8시20분 첫배를 타고 금오도의 여천항에 도착하여 비렁길의 시작점인 함구미까지는 택시로 이동하였다. 배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버스를 운행하면 좋을 텐데 택시도 먹고 살아야 했기 때문인지 한참 뒤에 버스가 온다고 하여 할 수 없이 택시로 함구미까지 이동했다. 비렁길 1코스는 함구미에서 미역널방~ 송광사절터~ ~신선대~ 두포(초포)까지 대략 5km이고 시간은 2시간가량 소요된다고 한다.
그거야 사람 나름이고 사진도 찍으며 놀다 놀다, 힘들어서 쉬엄쉬엄 걸으면 쫌 더 걸리고 힘자랑 하느라 미친 듯이 걷기만 하면 뭐 시간이야 훨 덜 걸리는 것이니 그것은 선택의 문제이다.
비렁길 2코스는 두포(초포)~굴등전망대~촛대바위~직포까지 이며 거리는 3.5km이고 1시간가량 걸린다. 또한 비렁길 3코스를 직포~갈바람통전망대~매봉전망대~학동까지 거리가3.5㎞이고 역시 1시간정도 잡으면 무리가 없다. 물론 금오도에 가겠다하면 배 시간부터 해서 나름 검색하고 찾아 보는 것도 여행의 또다른 재미일 것이다. 그것도 최신 것인지 날짜 꼭 확인해야 한다. 어떨때보면 배시간이 이상하다 싶어 자세히 보니까 10년 전 것이 검색되곤 한다.
남해안에서 찾아보기 힘든 해안단구의 벼랑을 따라 조성되었기 때문에 그 이름을 비렁길이라 부른다. 밀려드는 천길 낭떠러지의 벼랑길 사이에는 조선 왕실 궁궐 건축 목재로 사용될 황장목이 자라는 금오숲이 있다. 이 숲은 인어공주, 혈의 누, 김복남 살인사건 등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되었으며 호젓하게 걷기 좋은 길이다. 어디엔가 금자라가 있을 것 같은 금오도. 비렁길 트레킹에서 볼 수 있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는 무료한 삶을 재충전 시켜주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남해안 끝자락의 섬, 금오도는 크고 작은 기암괴석들이 주위에 흩어져 신비로운 느낌마저 전해진다. 특히 사시사철 감성돔 낚시터로 각광받으며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해안도로 전체가 걷기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더구나, 조선시대만 하여도 일반인들이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는 봉산이었다. 왕궁에서 사용하는 벌목장과 사슴목장 등이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신비감은 더한다.
비렁길을 따라 이어진 다도해의 환상적 인 풍경과 절벽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또한 구간마다 마을로 바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이어져 있어 시간이 부족하거나 체력이 부치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하산할 수 있다.
비렁길은 안전행정부의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사업 공모에 당선되어 조성되기 시작하였다. 덕분에 비렁길은 최대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었다.
아래를 클릭하면 함께 여행할 수 있답니다. 오세요~
여기 갈래? (여행가자) | 밴드
그동안 고생했잖아요? 이제 여행도 좀 다니며 살아요. 우리 함께 맛집 찾아서 먹고 마시고 즐겁게 여행해요~ 제대로 여행하는법 알려드려요~
band.us

함구미에서 시작하여 참 인상 깊었던 곳인데 여기서 준비해간 음악을 한 다섯곡 정도 감상하고 다시 일어섰다. 물론 커피도 한 잔 하고~

연안을 오가는 흔한 선박이다. 그래도 이렇게 섬에 갈때는 타고간 선박에 대한 예의로 기록을 남긴다.




여수 돌산도와 화태도를 잇는 화태대교. 여수 신기항에서 출발할때 보이는 풍경이다.


금오도 비렁길의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



고라니인지 뭔지 나를 보고 순식간에 도망을 간다. 이런 길에서 막상 마주치니 내가 더 무섭더라만~











금오도 비렁길의 또다른 특징은 이러한 전망대와 벤치가 유독 많고 잘 정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떤곳은 다리가 끊어 질듯 걸어도 벤치는 고사하고 비빌 돌덩이 하나 찾기 힘든곳도 많다.
그만큼 신경을 쓰고 관리가 되고 있다는 뜻이기에 반갑다.







사진에서 왼쪽에 섬이 자리한 것은 내가 앞으로 갈길... 오른쪽에 섬이 자리한 것은 내가 지나온 길이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비렁길의 또다른 특징이 바로 이 전망대와 벤치이다. 그만큼 볼 것이 많아서(?) 이기도 하겠지만 섬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배려와 관심이라 믿는다.






2코스 직포까지 다 왔다. 1코스가 약간 길고 처음 시작한다는 흥분감으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다.

역쉬 참 전망대는 많다.




전망대의 압박이 느껴지는 금오도 비렁길이다. 거의 모 전망대 탐방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긴 한데 전망대가 많아서 나쁠건 없다. 오히려 앞에 펼쳐진 아름다움을 즐기기 딱 좋을 뿐이다.
이 전망대에서 잠시 숨도 고르고 물도 마시고 넓은 바다를 눈에 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이 다리가 보인다는 것은 이제 3코스가 거의 마무리 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리 아래의 모습이다.

이제 다리를 건너왔다.





이렇게 3코스까지 걸었고 4코스와 5코스는 선선한 바람이 좀 더 불면 다녀와야 할까 보다.
3코스까지 걸었으면 다시 여천항까지 가서 배를 타야 하는데 들리는 말에 의하면 금오도의 버스시간표는 기사들조차 못알아 본다는 이야기가 있다.
저 위에 오른쪽 2측건물앞이 버스 정류장인데 미친 듯이 달려가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고 지나가는 차를 세워 물어보니 좀 태워다 줘도 될 법한데 좀 있다가 온다구만 하고~ 대체 좀 있다가 몇 시간인지 버스는 끝내 오질 않았다. 다행히 부산 쪽에서 단체로 오신 분들의 관광버스를 얻어 타고 여천항까지 올 수 있었다. 두고두고 감사한 마음을 잊을 수 없었다.
'섬에서 바다를 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영 욕지도 (9) | 2018.03.24 |
---|---|
통영 팔경 연화도 용머리해안 (2) | 2018.02.26 |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 4코스 연대도 지겟길과 만지도 (0) | 2018.01.18 |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 3코스 비진도 산호길 (0) | 2018.01.15 |
꼭 다시 가고 싶은 섬 통영 사량도 (0) | 2017.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