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에 선비문화 탐방로가 있다.
사실 이 길을 일부러 찾아서 가겠다고 마음먹고 간 것은 아니었다.
이 길은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옆에 있기에 통영에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아님 통영이나 인근의 섬을 찾아가기 위해 가다가 문뜩 생각이 나서 들렸던 길이다.
살다보면 이렇게 문뜩 별생각 없이 행한 일이 의외로 생각지도 못한 기쁨이나 발견을 주는 경우가 있다. 흔히 이런 경우를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았다고 하나보다.
근데 이 선비문화탐방로는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그 이상으로 꽤나 근사하고 멋진 경험을 선물한다.
선비문화 탐방로는 서하면 화림동 계곡으로 옛 조선시대에 과거보러 떠나는 영남 유생들이 덕유산 60령을 넘기 전 지나야 했던 길목으로 아름다운 정자와 시원한 너럭바위가 많아 예부터 팔담팔정(8개의 못과 8개 정자)이 있는 곳으로 이러한 화림동 계곡을 나무데크로 이은 '선비문화탐방로' 중 1코스는 거연정, 군자정, 영귀정 등 예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많은 정자와 계곡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대부분 길은 목재데크로 이루워져 있고 숲속을 거닐면서 계곡을 내려다 볼수 있다. 탐방로는 대부분 경사가 완만하여 온 가족이 모두 함께 걸을 수 있다.
또한 선비들이 즐겼던 숲과 계곡, 정자의 자태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거연정 휴게소에서 계곡 따라 농월정을 거쳐 오리숲에 이르는 길은 잘 정비된 탐방로 덕분에 걷기 편하며 나무데크가 잠시 끊어지면 벼가 넘실대는 논길이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탐방로 구간 중 '한 잔 술로 달을 희롱한다'는 뜻을 지는 농월정은 특히 여유로이 계곡 풍경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적격인 곳이다.
이 길은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 나무데크의 길이 많아 아이들도 무난하게 걸을 수 있고 또한 그늘이 많아 햇볕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그러니 부담 없이 산책하는 기분을 걸어도 괜찮다.
2개 코스로 되어있는데 총 거리가 1코스가 6km, 2코스가 4.1km로 그다지 길지는 않다. 또한 경사가 거의 없어 시간은 대략 3시간이면 충분하다.
1코스는 선비문화탐방관(거연정휴게소)~(0.4km)영귀정~(0.5km)다곡교~(1.1km)동호정~ (1.0km)호성마을~(0.7km)람천정~(1.3km)황암사~(1.0km)농월정까지 이고,
2코스는 농월정~(1.3km)월림마을~(1.0km)구로정~(1.1km)점풍교~(0.7km) 오리숲까지이다.
안의면이라고~ 안의면 버스터미널 내지 안의 광풍루까지로 보시면 됩니다.
사실 난 안의면의 이 광풍루에서 시작하여 코스를 반대로 걸었고 목적지인 거연정에서 버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어느 곳에서 출발하던 원점을 회귀한다 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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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건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92호. 금호천(錦湖川)의 강가에 우뚝 서 있는 우람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양식을 간직하고 있다.
이 누각은 1412년(태종 12) 이안현감(利安縣監) 전우(全遇)가 지은 것으로서 그 당시에는 선화루(宣化樓)라 하였다고 한다. 그 뒤 1425년(세종 7)에 김홍의(金洪毅)가 현위치로 옮겨 세웠으며, 1494년(성종 25)에 현감이었던 정여창(鄭汝昌)이 중수하여 이름도 광풍루로 고쳐 불렀다. 정유재란 때에 불타버린 것을 1602년(선조 35) 현감 심종진(沈宗진)이 복원하고, 3년 뒤인 1605년에 현감 장세남(張世男)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복잡한 유래를 간직하고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에 많이 퇴락한 것을 1980년에 단청을 새로 하고 주변을 정화하여 옛 모습을 되찾아 놓았다.
위 3장의 사진은 안의면에 자리한 광풍루이다. 바로 버스터미널 옆에 있는데 작은 고을에 자리 잡은 누각의 위용이 상당히 카리스마 있다.
오리숲. 광풍루 건너편에 있다.
오리숲, 광풍루와 마주보고 있다.
이 길을 따라 본격적인 탐방이 시작된다.
구로정이라고 한다.
가을 들녘처럼 경이롭고 아름다운 풍경이 또 있을까~
농월정 안의 삼동 중에서 화려한 자연의 미를 간직한 곳이 화림동이다. 화림동은 안의에서 전북 장수군으로 통하는 국도 26호선을 따라 약 4㎞를 가면, 굽이치는 물가에 아담한 마을 하나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곳이 화림동의 정수 농월정이 있는 곳이다. 화림동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하는 금원이 굽이치며 흘러 팔담팔정을 이루었다. 그래서 예부터 화림동을 정자문화의 보고라 한다. 특히, 농월정은 달을 희롱하며 논다는 옛날 우리 선조들의 풍류사상이 깃든 곳이다. 많은 시인묵객들이 거쳐간 곳이다. 맑은 물이 급한 굴곡을 이루는 곳에 커다란 반석이 펼쳐져 있다. 반석 위를 흐르는 물이 달빛을 받아 반짝이면 농월정 이름 그대로 달을 희롱하는 듯하다. 월연암이라는 너럭바위 위로 물살이 세차게 흐르고 있다.
1993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농월정의 관광 편의시설들이 완전한 모습을 갖춤에 따라 야영, 민박 등 숙식에는 불편함이 없다. 특히 2천여명의 야영장은 모래 땅위에 조성되어 있어 비가 와도 배수가 잘 되어 한번쯤 비오는 날 텐트 속에서 야영해 보는 것도 운치있어 보인다.
걷기에 정말 좋게 나무 데크로 조성되어 있다.
들녘 한켠에 앉아 쉬는 농부에게서 내 아버지의 잔상이 스쳐 지나가는 것은 왜일까~
동호정. 임진왜란 때 선조의 의주몽진을 도와 공을 세운 동호 장만리를 기리기 위하여 그의 9대손으로 가선대부오위장을 지낸 장재헌 등이 중심이 되어 1895년 건립한 정자이며 1936년에 중수가 있었다.
동호정은 함양군 안의면에서 26번 국도를 따라 전주방향으로 7km 정도의 거리에 국도와 연접하여 위치하고 있다. 동호정은 남강천 담소중의 하나인 옥녀담에 있으며 화림동 계곡의 정자 중 가장 크고 화려하다.
강 가운데에는 노래 부르는 장소(영가대), 악기를 연주하는 곳(금적암), 술을 마시며 즐기던 곳(차일암)을 포함하며, 차일암이라고 불리는 수백평의 널찍한 암반이 있어 이 곳이 풍류를 즐기던 곳임을 알 수 있다.
보다시피 무슨 정자 경연장 같다.
거연정
경남 함양군 서하면 봉전마을 화림동 계곡에 있는 거연정(명승 86호)이다. 조선중기 중추부지사를 지낸 전시서가 억새로 정자를 만들어 지내던 곳이다. 정자는 후손들이 19세기에 새로 지은 것이다. 건물은 계곡 가운데 있는 넓고 편평한 큰 바위 위에 세워졌는데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의 2층 누각건물이다. 정자는 사방이 뚫려 있으며 가운데 작은 마루방을 두고 있다. 거연정 일원은 기암괴석과 계곡물, 주위 풍경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함양 지역의 경치가 빼어난 여러 정자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곳으로 명승으로 지정되어 있다.
고려 말 전오륜의 7대손 가선대부 동지충추부사를 지낸 화림재 전시서 선생이 처음 터를 잡은 것을 추모하기 위하여 1872년 화림재 선생의 7대손인 진사 전재학, 전계진 등이 건립하였으며 1901년 중수가 있었다. 거연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중층 누각 건물로 내부에는 벽체(뒷벽)를 판재로 구성한 판방을 1칸 두고 있으며, 겹처마에 합각지붕 형식으로 하천내의 자연암반 위에 조성된 정자 건물로 주변의 뛰어난 경관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자연에 내가 거하고, 내가 자연에 거하니” 길손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세상일을 잊게 하는 곳이다.
급하게 서두를 것 없이 그렇게 선비들이 그래 왔던 것처럼 여유롭고 느긋하게 걸어 보는 재미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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