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긴 추석 연휴도 끼어 있어서 거의 한 달 만에 찾은 것 같다.
눈에 익은 인월 읍내 거리가 더 없이 반갑다.
2코스의 마지막 지점인 구인월교 옆 마을 앞에 작은 주차장 공간이 있다.(2코스에서 이야기한 사진) 주말에 사람들이 많으면 좀 혼잡할 것 같기도 한데 평일에는 그다지 문제가 없어 보여 이곳에 주차를 하고 출발했다.
인월 읍내에 인월 전통시장이 있는데 장날이 3일과 8일 이란다. 장날과 겹치면 시장의 정취를 만끽하며 볼거리, 먹을거리도 많을 텐데 아쉽다.
인월장은 특히나 조선시대부터 전라도와 경상도의 인근의 여러 마을들이 모여드는 제법 큰 장이었다고도 한다.
3코스를 걷다 보면 정말 이름도 다 못 외울 만큼 많은 마을들을 지나면서 자연스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3코스는 거리가 만만치 않다. 전북 남원시 인월면과 경남 함양군 마천면을 잇는 무려 20km가 넘는 길이다.
황매암경유(20.5km) : 구인월교 – 중군마을(2.1km) – 수성대(2.9km) – 배너미재(0.8km) – 장항마을(1.1km) – 서진암(2.5km) – 상황마을(3.5km) – 등구재(1km) – 창원마을(3.1km) – 금계마을(3.5km)
어디 그뿐인가 등구재를 비롯한 고갯길이 많아 걷는 발걸음을 부여잡기 일쑤이나 지리산의 주능선을 바라보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여 무거운 발걸음에 그나마 위안이 되곤 한다.
날씨가 흐리고 구름에 가려 천왕봉을 희미하게 밖에 볼 수 없었지만 날씨가 좋으면 천왕봉을 원없이 바라보며 걷게 된다.
다음날 4코스를 걸을 때는 반대로 이 3코스의 등구재를 바라보며 걷게 되는데 그 아름다움이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지리산 둘레길의 특징이고 매력이 아닌가 싶다.
또한 가는 곳마다 감나무의 향연이 펼쳐지고 집집마다 노랗게 익어가는 감나무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줄은 전에는 몰랐다.
그렇게 과일이 익어가고 벼가 익어가고 이미 가을걷이가 끝난 다랑이 논의 쓸쓸함을 바라보고 걷고 있자면 평소에 하지 않았던
생각까지도 하게 되고 또 누군가 한없이 그리워지고 있는 적요함까지 느끼게 한다.
나중에 금계에 도착해서 안 사실이지만 어떤 분들은 인월부터 걷기가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워 중간에 장항마을의 남원 신내우체국 앞에서부터 걸어왔다고 하는데 머 처음부터 안 걸었다고 누가 뭐라 하는 것도 아닌데 아무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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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가 노랗게 익을때 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추수가 끝난 가을 들녘은 역시 쓸쓸하다. 그래도 괜찮다. 아직 익어가는 감나무가 지천이니~
역시나 3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판이다. 다시 보니 반갑다. 갈길이 멀다. 무려 20여km를 걸어야 한다.
2코스와 비스므리하게 시작은 제방길 이지만 이 제방길이 끝나면서 흥얼거리던 콧노래 소리도 끝나버렸다.
제방을 걸으며 보이는 인월 읍내이다.
처음으로 도착한 마을인데 이름이 참 특이하다 중군마을. 그래서 또 그 내력을 찾아보게 된다.
전투 군단 편성에 있어 전군(前軍), 중군(中軍), 후군(後軍)이 있고 따로이 선봉부대가 있는 것이니, 그중의 중군이 임진왜란 때 이곳 마을에 중군(中軍)이 주둔한 연유로 인해 마을 이름을 중군리(中軍里) 또는 중군동(中軍洞이)라 불리어졌다고 한다. 중군마을은 본업인 농사 외에도 잣과 송이 채취로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하지를 지나도 비가 오지 않으면 동네 부인들이 머리에 키를 쓰고 마을 앞 냇가에서 통곡을 하면서 무제를 지낸 풍습이 있던 마을이다. 출처- 걷기여행길.
황매암 앞에 있는 황토팬션이라고 한다.
이정표에 이렇게 빨간 화살표가 2개이다. 나중에 어쨌거나 다시 만나기야 하겠지만 어디로 길을 잡던 본인 마음이다. 난 오르막은 싫다.
지리산 계곡의 진면목을 보는거 같아 걷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경사로라 힘은 들었어도~
내려가는게 아니고 올라오는 중이다. 이 정도의 경사는 아직 애교수준이다. 무슨 재 짜가 붙으면 땀쫌 빼야 한다.
이건 예고편이다. 3,4 구간을 걷다보면 감나무 하나는 원없이 보게 된다.
배넘이재이다.
배너미재(개서어나무) 수성대에서 산길을 따라 오르다 내리막이 시작되는 곳은 전설에 운봉이 호수일 때 배가 넘나들었다는 배너미재이다. 배너미재는 운봉의 배마을(주촌리), 배를 묶어두었다는 고리봉과 함께 연결되는 지리산 깊은 산속에 있는 배와 관계된 지명이다. -출처- 걷기여행길
앞으로 많이 보게 될 감나무인데 갈수록 감나무가 멋있어 보인다.
장항마을이다. 사진 몇 장 더 보구~
마을 뒤 덕두산에 많은 사찰이 있었는데 1600년 경 수양하러 왔던 장성 이(李)씨가 처음 정착하여 개척을 하였다. 이후 각 성씨가 들어와 마을을 형성하게 되었는데, 산세의 지형이 노루의 목과 같은 형국이라 하여 노루 장(障)자를 써 ‘장항’이라 했다. 중군마을에서 배너미재를 넘어 도착하는 장항마을은 수려한 풍모의 소나무 당산이 웅장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장항마을에서는 지금도 매년 신성하게 당산제를 지낼 만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마을이다. 출처- 걷기여행길
(노루목 당산 소나무) 장항마을에서 만나는 당산 소나무는 지금도 당산제를 지내고 있는 신성한 장소로 천왕봉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드리우고 있어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우체국이 참 멋있다. 그리고 이곳에서부터 3코스를 걷기 시작하는 분들을 봤다. 그래도 누가 뭐라 안한다.
우체국 옆에 있는 둘레길 화장실이다. 이 사진을 굳이 올려 놓은 것은 둘레길에 관심 있으신 분은 둘레길 소풍 가시라고~ 아직 시간이 있다.
잘 익어가는 사과이다. 주변에 이런 사과는 물론이고 감나무도 그렇고 손 뻗으면 닿는 거리에 있다. 그래도 허락없이 손을 대거나 무작정 따지 말았음 좋겠다.
나중에 주인이 어련히 알아서 딸까~그걸 굳이 먼저 따서 뒤에 오는 사람 볼꺼리 없게는 하지 말았음 좋겠다. 그리고 운 좋은면 과수원 주인이 하나 따서 먹어 보라고도 한다.
많이 왔다. 이제 반 조금 더 왔나보다. 아직은 그런대로 컨디션도 좋다.
대체 저길 넘어야 되는건지 저기 보이는 허옇게 보이는 흰선이 넘어야 할 길인지 잠시 궁금해 졌다.
맞네 다랑이 논인거 보니 저기 어딘가로 걸어야 하나보다.
드디어 다랑이 논이다. 벼가 노랗게 익어갈 무렵에 왔으면 좋았겠다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 드디어 등구재를 넘어 경상도 땅으로 접어 들었음을 알리는 안내판이다.
구름속에 있는봉우리가 지리산 천왕봉이라는데 난 잘 모르겠다.
지리산 천왕봉이 제일 잘 보이는 곳이란다.
창원마을이다.
넉넉한 곳간 마을. 창원. 조선시대 마천면내의 각종 새로 거둔 물품들을 보관한 창고가 있었다는 유래에서 ‘창말(창고 마을)’이었다가 이웃 원정마을과 합쳐져 현재 창원이 되었다. 창고마을이었던 유래처럼 현재도 경제적 자립도가 높은 농산촌마을이다. 다랑이 논과 장작 담, 마을 골목, 집집마다 호두나무와 감나무가 줄지어 있고 아직도 닥종이 뜨는 집이 있다. 함양으로 가는 오도재 길목 마을로 마을 어귀 당산에는 300여 년 수령의 너덧 그루의 느티나무와 참나무가 둥그렇고 널찍한 당산 터를 이루어 재 넘어가는 길손들의 안녕을 빌고 쉼터를 제공하는 풍요롭고 넉넉한 농심의 산촌마을이다. 출처-걷기여행길
여길 넘으면 뭐가 있을까하는 궁금함과 기대감으로 발걸음이 유난히 빨라지는 길이기도 하다.
저 위에 고개를 넘었더니 이런 그림이 나온다. 한번 세보고 싶다. 감이 몇개나 달렸는지~
깨를 터는 모습이 경이로워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모르긴 몰라도 저기가 금계인 듯 싶다. 저 다리도 그렇고~
대체 뭐하는 건지~ 산을 깍아 돌을 체취하는 건지 몰라도 걷는 내내 소음이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데 대체 동네 사람들은 어케 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사진을 잘 찾아보면 부처의 옆모습이 보인다. 나중에 4코스를 걸을때 건너편에서 보니 그 얼굴이 확연히 드러난다.
드디어 금계 지리산 둘레길 함양센터까지 왔다. 장장 20km가 넘는 길이고 산길에 만만치 않은 길이지만 그래도 잘 왔다. 지난 새벽 서울에서 4시에 출발해서 지금까지 먼길 잘 걸었다. 다리도 우리하고 허리도 뻐근 한것이 많이 걷긴 걸었나 보다. 바로 앞에서 인월까지 오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오래 기다리지 않았는데 지리산 둘레길의 또다른 장점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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