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그 추운 겨울날 무작정 태백산에 올랐던 기억이 있다.
아웃도어라는 개념조차 없고 아이젠이라 해봐야 고무로 끼워넣는 아주 초보적인 아이젠을 가지고
그렇게 무식하게 태백산에 오른적이 있다.
손가락만한 후레쉬를 하나 들고 어두운 밤을 밝히며 산을 오르다 장갑을 벗으면 손가락이 터질 것 같은 추위속에서 자꾸만 벗겨지는 아이젠이 야속했었다.
그래도 정상에 올랐다 내려올때는 어떤 학생들이 건네준 비닐 비료푸대를 타고 눈길을 썰매타듯 타고 순식간에 내려온 기억은 아주 오랜시간 잊혀지질 않았다.
그렇게 비닐 비료푸대를 타고 하산하여 태백 석탄박물관에 이르렀으나 시간이 일러 문을 열지 않아 대략 난감했을때 마침 문을 열어주며 박물관에 들어가 추위를 피할 수 있게 도와준 박물관직원의 친절함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또한 그때 그 직원이 건네준 커피 한 잔은 아주 오래도록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정말 많은 시간이 흘러 태백산은 결국 국립공원이 되었고 늘 미루기만 하다가 드뎌 태백산을 탐방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이번엔 손가락이 떨어질 듯한 겨울 추위가 아니라 몇걸음만 옮겨도 땀이 비오듯 하는 한여름에 태백산에 올랐다.
태백산(太白山)은 강원도 영월군, 정선군, 태백식, 경상북도 봉화군 경계에 있는 높이 1,567m의 산이다. 1989년 5월 13일에 강원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2016년 4월 15일 국립공원으로 승격이 결정, 2016년 8월 22일부터 대한민국의 22번째 국립공원이 되었다. 일찍이 민족의 영산으로 일컬어 오며 고려 때부터 여기서 관리와 백성들이 천제를 지내왔다.
아래를 클릭하면 함께 여행할 수 있답니다.
태백산은 주목 전시장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즐비한 주목을 감상하는 즐거움에 힘든 줄을 모른다.
시작은 예전에 올랐을때와 같게 유일사 코스로 시작했다.
유일사 코스는 유일사 주차장, 망경사 코스는 태백 석탄박물관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유일사 코스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잘 닦인 평탄한 임도를 한참 걸어가다보면 능선에 도달한다. 능선 바로 아래에는 유일사가 있는데 등산로에서 100m정도 벗어나 있고 크게 볼 것도 없기 때문에 들리지 않는 것이 그나마 힘든 산길에 조금은 힘을 아낄 수 있다. 유일사 쪽에서 조금 더 오르면 그 유명한 주목 군락지가 펼쳐지고 곧이어 천제단과 장군봉이 나타난다.
경사도 때문에 유일사로 올라 망경사로 하산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랬다.
장군봉 바로 아래로 망경사 하산로가 시작된다. 장군봉에서 망경사까지는 상당한 급경사지만 노면이 평탄하여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단종비각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망경사가 나온다. 망경사에서 경사가 꽤 급한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반재라는 고개에 도달하고 여기서 계단길을 따라 내려가면 평탄한 임도가 시작된다. 임도를 따라 조금 지루하게 걷다보면 석탄 박물관에 도달한다.
태백산은 누가 뭐래도 주목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태백산 유일사 코스는 대략 7.5km이며 시간은 4시간 정도 걸린다고 국립공원 관리공단 홈피에서 소개하지만 나같은 저질체력은 한참 더 걸린다.
그러나 태백산은 오르기 어렵지 않은 몇 안되는 산중에 하나라 정평이 나 있다.
멀리 풍력발전 시설이 보인다.
드디어 태백산 정상 천제단에 도착했다.
천제단(天祭壇)은 태백산 정상에 자연석으로 쌓아 만든 3기의 제단 가운데 하나로, 장군단과 하단의 중간에 있는 해발 1,560m의 봉우리에 위치한 중심 제단이다.천제단은 규모 면에서 여느 단과 달리 월등히 크며,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에 태백천왕당(太伯天王堂), 신사(神祠)․태백산사(太白山祠), 천왕당(天王堂)․태백신사(太白神祠), 태백사(太白祠)․천왕사(天王祠), 태백당(太白堂), 구령탑등으로 일컫기도 하였다.
태백산 정상 장군봉 표지석.
망경사 방향의 하산길이다.
망경사. 난 들려보질 않았지만 음료를 판매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무쟈니 비싸다고 하니 참고 하시길~
이런 숲길에 들어서면 정말 힐링이 되는 듯하다.
'산에 오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맞이에 몸살을 앓는 원주 치악산 (0) | 2018.09.22 |
---|---|
고흥반도의 보석 팔영산 (2) | 2018.07.27 |
신비스런 봉우리 월악산 영봉 (0) | 2018.06.05 |
설악산 울산바위 (1) | 2018.06.04 |
화양구곡을 따라 도명산, 낙영산, 그리고 가령산을 넘다 (6) | 2018.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