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노래 창녕 고분군과 창녕 박물관
2019. 1. 16.
사백년 동안, 왕들의 상여는 능선 위로 올라갔다. 능선 아래쪽으로 산은 깨끗이 벌목되었다. 무덤들이 들어선 능선은 마을 어디에서나 뚜렷이 보였다. 왕들의 무덤은 우뚝하게 두드러져서 하늘에 닿았다. 무덤들이 오래된 능선을 가득 채운 후에도 왕들은 거듭 죽어서, 무덤은 새로운 능선으로 뻗어나갔다. 그 능선에서 내려다보면 먼 변방 쪽으로 산봉우리들이 출렁거리며 달려갔고 대궐과 관아는 능선의 남쪽 사면에 안겨 있었다. 여러 고을을 휘돌아나가는 강물이 굽이마다 들판을 품었고 들판의 가장자리로 민촌은 흩어져 있었는데, 소 울음소리며 개 짖는 소리가 능선에까지 들려왔다. 왕들은 죽어서 하늘 가까운 산 위에 묻혔지만, 왕들의 내세는 여전히 능선 아래의 들판인 듯 싶었다. 봄마다 새 풀 돋는 무덤들은 연두색으로 빛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