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우포늪 생명길
2019. 1. 12.
바람은 예리한 칼날처럼 살갖을 도려내는 듯 메서웠고 세상은 온통 겨울의 냉정함에 쩍쩍 얼어 붙는 듯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하다. 우포늪에 도착해서 갖게된 첫 느낌이다. 철저하게 감정의 절제를 강요 받으며 지낸 여름은 아득하게 너무도 멀리 가버렸고 피빛으로 타오르던 가을의 석양은 그 흔적마저 희미하기만 하다. 더 깊어질 겨울이 없을 것만 같이 세상에서 조차 버림 받은 듯 한겨울의 중심에 서서 이 무절제한 감정을 가라 앉히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거리도 적당하다. 8.4km에 평지라면 산책하는 기분으로 걷기에 딱 좋은 거리다. 시간은 대략 3시간이 걸린다고는 하는데 놀면서 쉬엄쉬엄 걷는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그게 또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다. 겨울에는 보온병에 따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