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성곽만 둘러 보았더니 좀 지루하긴 하다. 그래서 이번엔 산엘 한번 올라보려 한다. 그래 높진 않지만 가성비가 뛰어나고 산은 물론이고 산에서 하늘과 바다 섬까지 조망이 가능한 장흥의 보석 천관산이다.
내가 천관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유연히도 정약용의 다산초당을 방문해서이다.
다산초당의 숲길을 거닐다가 만나는 천일각에서 다산은 어쩌면 반대편 장흥의 우뚝선 천관산을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유배생활의 시름을 앓아야 했던 다산의 고뇌가 어떠했을까하는 생각이 문뜩 스쳐지나 갔다. 그때부터 남도의 월출산, 두륜산, 그리고 천관산에서 조금더 멀리 고흥반도의 팔영산까지 생각지도 않게 인근의 산을 오르게된 계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산에서 남도의 다도해와 크고 작은 섬들의 환상적인 조화를 목도하는 행운을 얻게 되면서 참 큰 즐거움과 행복한 시간이기도 했다.
천관산은 하늘의 관(冠)을 이고 있는 형상의 산, 정상부 바위들이 마치 주옥을 장식한 천자의 면류관을 닮았다고 붙은 이름이다.
가을에는 정상부근의 억새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천관산은 대략 10개의 코스가 있다고 하는데 이번엔 금강굴, 환희대를 지나 정상인 연대봉으로해서 양근암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했다. 누가봐도 가장 무난한 코스인듯 싶으며 시간이 얼마정도 걸렸는지는 잘 헤아리지 않아 모르겠지만 보통의 산행은 5-6시간을 잡으면 어느정도 맞다고 본다. 거리는 대략 8km 정도 된다고 한다.
서울에서 가는 길은 정말 멀고 험하다. 그래서 남도의 월출산, 두륜산, 천관산을 갈때는 나주를 거쳐 곰탕 한그릇하고 쉬었다 가는 여유도 필요하긴 한데 시간이 그리 넉넉치 않을 때는 서울에서 밤에 출발하여 이른 아침에 도착해 산행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렇지만 밤을 패서 운전하고 내려가 산행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러니까 내가 무슨 전문 산꾼 같기도 한데 앞에서 누누히 이야기 했지만 난 타고난 저질체력으로 인해 산에 가는 걸 딱 질색하는 사람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다만 출장중에 시간이 남거나 살이라도 빼볼 요량으로 나즈막한 산만 골라서 깔짝대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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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이게도 산에 가면 산보단 하늘을 더 많이 보게 된다. 하늘이 아름답다는 생각도 실은 산에서 하게 된다.
옥당지 앞에 주차를 하고나면 천관산에 오르는 길목이 나온다.
사실 이런 사진 올리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영월정앞에 보면 이런 안내판이 있다. 나는 지금 앞에서 이야기한 바로 여기 3코스로 올라서 1코스로 하산하게 될 것이다.
이곳에서 1박2일 촬영을 했다고 하는데 안봐서 모르겠다. 이 이정표대로 난 오른쪽으로 돌아 이승기길로 내려올 것이다.
장천재 앞
이 남도에 있는 산의 매력중에 하나는 얼마 오르지 않아도 션한 조망으로 인해 지루함을 모르고 산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좀 덜 힘들다.
그리고 또하나는 산에서 바다와 섬과 하늘을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매력에 빠지면 한동안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득량만이 보이고 반대편은 고흥반도이다.
정상 아니다. 아직 멀었다.
득량만의 득량도가 아닐까 싶다.
이제 겨우 금강굴까지 왔다. 사진만 보면 정상에 오고도 남았을 것을~
이게 금강굴이다.
뭐 얼마나 환희스럽길래~ 환희대라 했을까~ 함 가보자.
가운데 보이는 네모난 탑이 정상이다.
정상이 보이긴 하는데 아직 멀었다. 그리고 늘 그렇지만 내 목적은 역시 정상이 아니다.
위에서 설명되어진 천주봉.
정상에 조금 더 가까이 온 듯 하다.
그 말로만 듣던 환희대이다. 어케 좀 환희스러운지 모르겠다. 난 쎄가 만바리 빠지게 올라온 관계로 조금 환희스럽다.
하도 환희스러워 걸음을 멈추고 눈앞에 펼쳐진 전경을 조망하느라 정신이 없다.
가을 억새가 장관이라 하더니 정말 그럴 것 같다. 앞에 정상이 보인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 아름답다.
천관산 정상의 모습이다.
멀리 정남진 전망대가 작게 보인다.
관산읍이 작게 보인다.
정남진 전망대와 정남진 방조제
정원암.
그 유명한(?) 양근암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산에서 내려와 정남진 방조제
언제 저길 올랐다가 내려왔나 싶게 아련하게 천관산이 보인다.
정남진 방조제길, 정남진 전망대가 앞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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