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몽항쟁의 마지막 근거지 진도 남도석성
2018. 1. 3.
생각하기에 앞서 저 멀리부터 아픔이 먼저 찾아오고 떠올리기도 전에 이미 세상을 녹여버릴듯한 절망과 자학이 빠른 걸음으로 찾아와 이렇게 사람을 혼절부터 시키고 만다. 그날도 팽목항에는 유독 비가 많이 내렸다.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차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지만 단지 비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처음이 아니었다. 벌써 몇번째 이 팽목항을 찾아 왔지만 한번도 차에서 쉽게 내리질 못했다. 기록하나 남기겠다고 손에서 카메라를 만지작거렸지만 한번도 카메라를 들고 내린적이 없었다. 그저 이 아픔하나 담아낼 마음의 공간하나 장만하지 못하고 번번히 발길을 돌렸고 이번에도 그랬다. 그렇게 발길을 돌려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곳이 이 진도 석성이었다. 솔직히 이곳에 이런 성이 있는 줄 몰랐다. 그러니 내가 얼마나 흥분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