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관광 목적으로 전주를 방문한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경기전과 한옥마을, 그리고 한옥마을에서 먹었던 밋밋한 한끼 식사, 그러곤 서둘러 그 번잡한 동네를 벗어나고 싶어했던 기억, 그것이 전부이고 그렇게 전주는 내 기억에서 친구가 사는 동네
이상의 가치를 지니지 못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전주를 일을 만들어라도 다시 가보고 싶고 그렇게 가서 꼭 찾아보고 싶은 곳이 있게
만들었던 것이 이 팔복예술공장이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예술을 안다거나 크게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난 사실 예술을 모른다. 예술을 한다는 사람들, 작가라는 사람들은 나와 한발자국 떨어져 사는 사람들로 여겼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더 관심을 갖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다.
예술을 알아서가 아니고 예술을 이해해서는 더더욱 아니다. 그저 그 예술이라 불리는 작품들에
가까이 가고 싶고 알고 싶어하는 단순 호기심이라 해도 좋다.
그림을 봐도 어떤 설치 미술품을 봐도 그들이 작품이라 부르는 어떤 것을 봐도 그게 작품인지
무엇때문에 그게 예술이 되는지 난 사실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을 보고 내가 예쁘다, 아름답다, 멋있다, 잘 만들었다, 좀더 나아가 대단하다라는 생각과 함께 감동이 느껴진다면 그것이 곧 내겐 작품이고 내겐 예술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세상 모든 것을 통틀어서 내가 할 수 없는 것 내가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해서 내게 보여주면 그것이 난 예술이라 여기고 싶다.
그런 측면에서 이 팔복예술공장은 참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 방치되어진 황량한 폐공장에 째즈가 흐르고 솔직히 이해는 되지 않지만 현대 미술이라는 것이 걸려있고 눈낄을 끄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나의 관심을 끄는데 충분했다.
흉물 이상의 가치도 없던 곳을 예술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시켜놓은 것이다.
또한 팔복 예술공장은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던 공장이었다고 한다.
㈜쏘렉스가 1979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1991년까지 운영했다. CD(Compact Disc) 등 새로운 기록매체에 자리를 내주고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졌다. 이러한 폐공장에 활력이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6년.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이 문화 재생 사업을 추진하면서 옛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을 롤모델로 삼아 다시 태어났다.
20년간 버려진 화력 발전소(뱅크사이드 발전소)를 리모델링 한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Tate Modern)은 뉴욕 MoMA(뉴욕 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와 함께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고 하는데 흉물로 방치돼 있던 화력발전소가 영국의 명소가 된것이다.
이렇듯 팔복 예술공장도 최대한 원형 모습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었다는 것을 군데군데 검붉게 녹이 슬고 색이 바랜 건물 외벽에 철골 구조물을 덧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공장의 대형 철문을 잘라 만든 테이블이 곳곳에 놓였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1층이 아닌 2층에 창문을 낸 건축 구조도 인상적이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러한 예술 공장을 전주시에는 3-4곳을 더 만들 예정이라고 하니 한옥마을에 머물렀던 전주관광의 새로운 바람이 불었음 하는 바램이다.
아래를 클릭하면 함께 여행할 수 있답니다.
전주 팔복예술공장, 뒤에 공장의 상징인 25m 높이의 굴뚝엔 '(株) 쏘렉스'라는 빛바랜 글자가 향수를 자극한다.
컨테이너 박스를 통과해 우측에 보면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예술공장 옆에 있는 철길이다. 철길주변으로 꽃이 피는데 그 꽃을 보려면 위에 링크되어 있는 블로그를 방문하면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 그늘이 아닌 곳에서는 뜸들어 죽는 줄 알았다. 푹염 경보속에 그늘만을 찾아 다니다 보니 옳게 찍은 사진이 없다.
그늘이어도 컨테이너 박스는 숨이 턱턱 막히곤 했다.
카세트테이프 공장이었던 곳이라 그랬나 화장실에 있는 것들이 카세트 테이프이다.
이안에 들어갔다가 뜸들어 죽을 뻔했다~ ㅋㅋ
위 사진의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다.
위 사진의 외부.
마침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학생들의 졸업작품 전시회가 있어 션하고 느긋하게 학생들의 작품을 즐길 수 있었다.
오른쪽으로 카페가 있으나 사람이 많아 사진은 찍지 않았다. 물론 카페 내부의 풍경은 위에 링크되어 있는 블로그에 가면 볼 수 있다.
'걷기 좋은길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학을 집대성한 정약용의 유배처 다산초당 (1) | 2018.07.23 |
---|---|
아끼는 사람과 걷고 싶은 보성 녹차밭 (0) | 2018.07.20 |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4) | 2018.07.17 |
곡성을 가야하는 이유- 섬진강 둘레길 (4) | 2018.07.16 |
석탄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태백 석탄박물관 (5) | 2018.07.10 |